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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oosk 작성일18-12-24 15:58 조회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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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가 올해 혹은 내년을 회고/전망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자(歸於初心)’를 말했다. 나는 그때 잠시나마 이제부터라도 초심 같은 건 생각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초심이란 내 나이에도 지위에도 적합하지 않다. 공부모임에서도 비슷했다. 초심을 간직해야 할 만큼 먼저도, 멀리도, 함께 뛰는 동학이 없었으니.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내 태도를 늘 검열했다. 검열은 거의 하향(下向)이었다. “대충하자, 많이 쓰지 말고 비슷하게, 마음 쓰지 말고 대충대충…” 경쟁지상의 각자도생사회라는 사실 말고는 달리 위안은 없다. 또 오해는 마시라. 나는 내 태도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모임을 마치고 집에 오면 바로 다음 달 교재가 걱정이고, 교재 다음엔 신청자, 신청자 다음엔 장소, 장소 다음엔 공부하는 법, 공부하는 법 다음엔 다음 달 교재, 교재를 올리고나면 안 쓰는 후기 걱정, 책자, 만들 때마다 하향, 그리고 다시 새로운 해의 공부…. 일 년은 그렇게 간다, 보람은 없고 재미는 있는…. 일요일 느지막한 기상 후에도 다음 모임에 대해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후기에 대한 걱정도, 다음 날 교재에 대한 걱정도 없다.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 아오~. 바로 이것이다.

 

다만, 누군가가 ‘초심’을 말했다면, 그 초심에 바람먼지를 나부껴서는 안 되지 싶다. 모임에서의 초심이란 혼자서만 지킬 수는 없을 테니깐. 초심의 건투를 빈다, <이울>의 건투를 빈다. 한 장은 그 초심에, 그리고 각자의 소망은 나머지 한 장에 설마중 하시길. 새해에는 좋은 일들도 소소한 재미도 많은 한 해되시길^^

 

* 제임스 설터의 말이다. 내가 하면 재수 없지만, 대가가 하면 수긍이 가므로 인용. “지난 수십 년 동안 나는 책을 읽지 않거나 읽어본 적이 거의 없는 사람과 오랫동안 정말 친하게 지내거나 편안한 관계를 맺은 적이 없습니다. 나에게는 독서가 필수적인 것입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선 뭔가 빠진 게 있지요. 언급하는 말의 폭, 역사 감각, 공감 능력 같은 게 부족해요. 영화는 너무 단순해요. 어쩌면 내 생각이 틀렸는지도 모르겠군요.” 영화 얘기도 좋고(그마저 할 수 없는 사람도 많으므로), 라면이나 맛집 이야기도 좋고, 정치 이야기는 더 좋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내가 누구와 푸코의 ‘성의 역사4’를 이야기하겠으며 신영철이나 새롭게 탄생한 정외과의 김영민을 이야기하겠는가. 그토록 수다스럽게 말이다. 2018년의 나에겐 없었다. 그래서 12월의 카페 큐브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동창회를 하는 중년여성으로 가득했던 다소 번잡했던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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