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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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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oosk 작성일16-10-05 00:31 조회115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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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감독(!)의 영화<자백Spy Nation> 시사회에 다녀왔다. 처음 ‘스토리펀딩’한 영화다. 펀딩은 했으나 영화에 대한 기대가 크지는 않았다. 유우성 사건은 이미 알려지기도 했고, <다이빙벨>을 생각했던 때문이다. 내 기대는 깨어졌다. 엄청난 몰입도와 스토리, 구성 모두 좋았다.  <PD수첩>의 그 사람 맞다. 최승호라는 사람의 시간을 생각했다. 방송을 구상하고 만들고, 그러다 뜬금없이 해직되고 …. 그리고 뉴스타파를 진행하는 사람. 얼굴도 익숙하고 이젠 목소리마저도 익숙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사람. 무엇보다 나는 이 아저씨의 한결같음이 좋다. 열 받지 않음이 좋다. 어떤 상황에서도 거의 같은 톤이다. 분노하기보다 보도하는 객관성이 좋다. 그 힘이 <자백>의 완성도를 높였으리라.

 

<자백>은 2013년부터 제작되었다. 찍고 인터뷰하고 줄곧 기다리고 쫓기 위해 달리기도 하고, 중국으로 일본으로 다닌다. 그 긴 작업의 시간 동안 어떤 결과를 생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같은 직장에서 해직된 동료가 암투병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오고 야속한 시간은 흘러만 간다. 1958년부터 2014년까지 간첩이 아니라 간첩‘조작’사건이 너무 많았다. 무려 40년이 지난 후에야 무죄판결을 받기도 한다. 고문으로 정신병에 걸린 사람도 있다. 청년 재일동포는 서울대에 유학을 왔다. 간첩으로 몰려 고문 받고 정신병이 발병한다. 그럼에도 몇 년 옥살이를 하고 일본으로 돌아간다. 일본에서도 오랜 세월 정신병원을 들락거렸고 현재는 바보 할배다. 전도유망한 청년과 바보 할배 사이, 빼앗긴 시간 그가 잃어버린 시간은 누가 어떻게 되돌 수 있을까. 그의 시간은 고문과 자백의 순간에 멈춰있었다. 간첩이 아니라 간첩‘조작’사건이 없었던 시기는 딱 10년, 민주정부 시기였다. 엔딩자막에 의하면 그렇다. MB가 집권하면서 간첩은 다시 ‘조작’되기 시작한다. 자백(自白)이라니? 그런 건 없다!

 

숱한 조작을 기획했던 김기춘은 아무 위협도 없이 세상을 활보하고, 원세훈은 자신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최승호를 비웃는다. 원세훈, 그 자의 웃음이 결정적 한 장면이다. 시간들은 묻히기도 하고 잊히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다시 찾아낼 터이다. 10월 13일 개봉이다. 꼭 보시라!

 

 

댓글목록

myo님의 댓글

myo 작성일

영화를 엄청 댕기게하는(?) 리뷰입니다 ㅋㅋ
세상엔 참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버젓이 눈뜨고 일어나네요. 지금도 맨날 일어나고 있지만;;; 그나마 민주 정부 시기에는 저런 일이 없었다니.. 잃어버린 봄은 언제쯤 오련지.. ㅜㅜ

學而님의 댓글

學而 작성일

아마도 조작이 번성하게 된 것에는 '성과주의'가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검거실적'이 최고의 성과로 인정되는 조직에서 '예방'에 힘쓰다가는 퇴출되거나 한직을 전전하지 않겠습니까?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는 곳이 바로 세상이지요~ ^^

수경님의 댓글

수경 작성일

myo_ 자백 '호위무사'라고 메일이 종종 왔어요. 호위무사로서의 역할이죠. sns를 안하니 이렇게라도! 정권이 바뀌면 적어도 조작은 사라지겠죠. 하지만 세상이 좋아질까, 그건..
학이_ 제가 '너무 많다'라고 한 건 과장일 수 있겠어요(;;). 수십년 동안 수십년 건입니다. 한 건이라도 '조작'이라면 많은 거죠. 군사독재정권에서의 간첩조작은 정권 보위 차원이었을 테고, 분단 국가의 슬픔이었을 테지만.. 선거로 선출된 정권에서의 조작은 참.. 성과주의라고 하기엔 고문과 문서 위조, 거짓말, 인권유린 심지어 죽음까지 은폐해요. 성과주의로 숨을 수 있을까, 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세상을 떠나야 하나..(답이 없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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