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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행(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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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oosk 작성일16-09-28 23:19 조회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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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다른 시간으로의 이동이다. 시간여행이다.

 

그들은 몰랐을 것이다. 1945년 어느 날 ‘통영문화협회’가 만들어진다. 주요 멤버는 김춘수, 유치환, 전혁림, 윤이상 등등. 그 사실을 알게 된 곳은 게스트하우스 <봄날의 집>이었다. 내가 묵은 방은 <화가의 방>이었는데, 벽 한쪽에 그렇게 적혀 있었다. 화가의 방은 전혁림과 전영근 부자의 작품을 모티프로 꾸며졌으며, 그 집의 많은 것들은 통영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때 혁림은 알았을까. 이상이 간첩으로 옥고를 치르게 되리란 것을, 조국을 떠나 독일로 귀화하게 될 거라는 걸, 죽을 때까지 통영에 돌아오지 못하게 되리란 사실을. 그들은 아무도 알 수 없었으리라. 그리고 다음 세기에 통영이 윤이상을 상징하는 음악도시가 될 것이라고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통영은 숱한 문화예술인을 배출한 도시이자 윤이상의 도시가 되었다. 1년 내내 수준 높은 음악회가 열리는 음악의 도시가 되었다.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베토벤 교향곡 제4번을 듣는다. (‘국제’가 붙은 음악당은 국내 최초이며 현재까지는 유일하다.) 연주가보다 작곡가가 더 오랜 시간을 버틴다. 세상의 작업/직업 중에 작곡가처럼 조화를 생각한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조화를 이뤄낸 천재 덕에 시간이 렌토보다 느리게 흘러간다.

 

 

* 홈페이지가 사라졌을 때, 어쩌면 영영 복구가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잠시 생각했을 때, 크게 상관은 없겠다고 생각했다. 조금 불편하겠지만 다른 방안을 찾을 것이고, 이용도가 높지도 않으니 말이다. 그러다 사라진 두 개의 홈페이지를 생각했다. 하긴 이울 홈페이지도 두 번째다. 아쉬울 건 없지만 이상한 일이었다. 아니다. 아쉽지 않은 것이 이상한 일이다. 사라진 건 시간의 흔적 아닐까. 사라짐이 아쉬울 만큼은 이용해야 한다. 아쉬움이 있다면 지키려 하겠지. 그게 이유다, 새 글을 시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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