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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讀(7)-冊人冊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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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oosk 작성일16-08-15 23:24 조회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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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뮤얼 보울스․허버트 긴티스|협력하는 종: 경쟁하는 인간에서 협력하는 인간이 되기까지A Cooperatives Species|최정규․전용범․김영용(역)|한국경제신문|2016

[두줄평] 요즘은 어떤 책을 읽어도 인간에 대해서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내 주변인물부터 신문지면을 장식하는 인물까지. 결국은 나 자신에 대한 집착이거나 집중일터이다. 어려운 수학 공식의 책은 그러므로 지금 현재 나의 관심사가 아니라면 결코 읽어내지 못했을 책이다. 책도 인연을 따른다.

[별점] ★★★★☆

 

정지돈 외|제6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2015

[몇줄평] 등단 10년 이하의 작가들이 발표한 중단편소설 중 가장 뛰어난 작품 7편을 선정․시상한다. 이 책은 작년에 사둔 책이었다. 이사 덕에 재발견하고 다시 읽었다. 생각을 떠올려보니 이 책을 산 건 ‘후장사실주의’ 때문이었다. 후장사실주의? 그것이 궁금해서 후장사실주의자를 자처하는 정지돈을 읽고자 샀다. 하지만 다 읽지 못했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읽으면서 알았다. 아, 표제작 정지돈의 “건축이냐 혁명이냐”는 다 읽었었다. 그때도 재미가 없었고, 후장사실주의가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도 없었다. 그리하여 정지돈에서 덮어버렸다. 이번에도 그의 글은 재미도 의미도 없었다. 평론가의 안목과 독자의 수준 차이겠지. 대신 윤이형의 “루카”가 좋았고, 손보미의 “임시교사”는 단숨에 읽혔다. p부인에게 지나치게 감정이입이 되었다. 나도 그런 존재, 어쩌면 누구나 ‘임시적’ 존재일지도.

[별점] ★★★☆☆

 

단테 알리기에리|신곡: 지옥편|박상진(역)|윌리엄 블레이크(그림)|민음사|2014 1판 23쇄

[몇줄평] 2014년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후 구입했던 책. 그러니 얼마간은 벼르고 벼른 텍스트였다. 결정적인 계기는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를 다시 읽은 때문이었다. 레비에게 단테가 없었다면 아우슈비츠를 어떻게 견뎠을까, 싶은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단테에게는 베르길리우스가 있었고, 레비에게는 단테가 있었다. 지옥불에 떨어지는 이들이나 그들의 죄목은 오늘날에는 충분히 그릴 수 있다. 하지만 단테의 시대에는 놀라운 상상력이었을 것이다. 드디어 읽었노라, 보았노라. 그것이면 충분.

[별점] ★★★★☆

 

단테 알리기에리|신곡: 연옥편|박상진(역)|윌리엄 블레이크(그림)|민음사|2014 1판 18쇄

[몇줄평] 레비는 수용소에 ‘유폐’되었고 단테는 고향 피렌체에서 ‘추방’되었다. 무려 20여 년을 유랑하며 써낸 작품이 ‘신곡’이다. 단테가 신곡을 쓴 이유도 레비가 아우슈비츠에서 신곡의 어느 대목을 ‘미치도록’ 생각해내려 한 것도 아주 약간은 이입이 되었다. 레비를 견디게 해주었던 것은 단테가 그리고 있는 땅이었고 역사였고 그 속에서 흐를 삶이었을 터. 하지만 기독교의 역사와 성서, 그리스로마신화, 이탈리아의 역사와 지리,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읽기는 쉽지 않다. 그것들에 대한 토대가 없다면 신곡 읽기는 쉽지만 남는 것이 거의 없을 텍스트다. 그나마 2014년 여름 토스카나 여행이 없었다면 이 책을 읽어내지 못했으리라. 단테 생가로 가던 아르노 강, 피렌체를 내려다볼 수 있었던 미켈란젤로 언덕, 시에나와 피렌체 사이의 길고긴 전쟁의 역사, 단테가 토스카나 언어로 글을 쓸 수 있는 영감을 주었던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그리고 무엇보다 단테를 안내하던 베르길리우스 같던 사람이 생각난다. 세월의 흐름을 이겨낼 수 있는 것,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이야기와 사람뿐일지 모르겠다. 더위에 유폐되고 바람에서 추방된 여름에 읽기에 딱 좋은 책이었다. 아니, 그 더위를 견디게 해준 책. 특히 연옥 편이 좋다, 나는.

[별점] ★★★★★

 

단테 알리기에리|신곡: 천국편|박상진(역)|윌리엄 블레이크(그림)|민음사|2014 1판 19쇄

[몇줄평] ‘민음사’의 신곡에는 블레이크의 102점의 그림이 실려 있다(‘열린책들’에서 나온 신곡에는 없다!). 신곡에 영감을 받아 그린 그림이란다. 지옥 편 70여 점, 연옥 편 20여 점, 천국 편 10점의 그림이 단테의 글과 잘 어우러진다. 그림 수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지옥은 선명하게 그려서 표현할 수 있지만, 그에 비해 천국이나 연옥은 표현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하긴 우리가 상상하는 지옥은 단테나 블레이크 덕일지도 모르겠다. 단테는 연옥이 끝나갈 무렵 베아트리체를 만난다. 이제 그의 여행은 베르길리우스 대신 그녀와 함께 할 것이다. 베아트리체와의 만남과 그를 통한 성장과 구원이 신곡의 클라이맥스다. 단테는 사랑의 불가능성을 고뇌한다. 아니 사랑의 불가능성이 아니라 그 표현의 한계나 불가능성에 대해 고민한다. 블레이크에게 천국을 그리는 일이 그와 같지 않았을까. 나는 다시 아우슈비츠의 레비를 떠올렸다. 분명 지옥에 거하나, 연옥을 소망했던, 그러나 천국은 결코 꿈꾸지 않았을 사람. 이 책은 잠시 침실에 머물 것이다. 한 번 더 읽어야 하니.

[별점] ★★★☆☆

 

프리모 레비|살아남은 자의 아픔|이산하(역)|노마드북스|2011

[둘줄평] 레비의 에세이를 그의 시와 함께 읽으면 느낌이 배가된다. 중간 중간 역자이자 시인인 이산하의 짧은 코멘트 혹은 개입이 좋다. “생각하지 않는 죄, 의심하지 않는 죄, 타인의 고통을 외면한 죄… 우리는 지금 어느 죄를 지으며 살고 있는가?”

[별점] ★★★★★

 

프리모 레비|휴전|이소영(역)|돌베개|2015 초판3쇄

[몇줄평] 전쟁은 끝났고 소련군이 아우슈비츠에 들어와 레비는 해방을 맞이한다. 자신의 말처럼 그는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 독일군만 사라졌을 뿐인데 ‘무젤만’ 같던 사람들이 서로를 돕고 어떻게든 살고자 한다. 하지만 레비가 고향 토리노로 돌아가는 길은 ‘너무’, ‘너무’ 지난하다. 전쟁 끝 해방, 해방이 곧 귀환이 아니었던 것이다. 해방 후 우리의 선조들도 그랬을 터였다.

[별점] ★★★★☆

 

김연수|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문학동네|2007

[몇줄평] 열대야, 불면의 밤에 필요한 건 소설책. 하지만 잘못 선택한 텍스트. 불면의 밤에 읽기에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심오한 이야기. 그렇지, 김연수의 소설이었지. 그의 잘못이 아니라, 내 선택이 문제. 지금 울고 있는가, 그럴 때 이 사실을 기억하라. 당신이 울기 전 이미 백팔십 번을 웃었다는 사실을. “그러니 네가 유명한 작가가 된다면 우리 인간이란 백팔십 번 웃은 뒤에야 겨우 한 번 울 수 있게 만들어진 동물이라는 사실에 대해 써야만 하는 거야.”

[匕紋] “사랑하는 것을 그냥 사랑하게 내버려두면 돼. 절망을 말해보렴, 너의. 그럼 나의 절망을 말할 테니.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너는 상상하는 대로 세계를 볼 수 있어.” “If all else fail, myself have power to die.” “우리는 인생을 두 번 사니까. 처음에는 실제로, 그 다음에는 회고담으로. 처음에는 어설프게, 그 다음에는 논리적으로. 우리가 아는 누군가의 삶이란 모두 이 두 번째 회고담이다. 삶이란 우리가 살았던 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며 그 기억이란 다시 잘 설명하기 위한 기억이다.”

[별점] ★★★★☆

 

프리모 레비|지금이 아니면 언제?If Not Now, When?|김종돈(역)|노마드북스|2010

[몇줄평] 수용소 이야기는 어쩔 수 없었겠지만, 그렇게 믿지만 어쨌거나 비참한 인간 군상이 나온다. 내가 생각하는 ‘비참’이란 어쩔 수 없이 주체적이지 않고 자발적이지 않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그들은 왜? 유대인들은 왜?”라는 회의적 질문이 새어나오고 만다. 하지만 레비의 경험이 일부 담기기도 한 이 소설, 유대인 빨치산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이 책을 통해 새어나온 질문은 해소된다. 어디나 누구나 폭력에 순응할 수밖에 없기도 하고 폭력에 지질하게든, 영웅적으로든 저항하기도 한다. 미국의 문학비평가 어빙 하우Irving Howe는 레비의 작품에 대해 ‘뛰어난 윤리적 균형감각’을 지적한다. 자기연민이나 자기과장 없이 “과거를 완벽하게 돌아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과거에 대한 회상”이라고 평가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별점] ★★★★★

[마지막 문장] “내가 나를 위해 살지 않는다면/ 과연 누가 나를 위해 대신 살아줄 것인가?/ 내가 또한 나 자신만을 위해 산다면/ 과연 나의 존재의미는 무엇이란 말인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란 말인가?”

 

이순호|낡은 상자 헌 못|글상걸상|2016

[몇줄평] 핸드메이드 인생을 사는 벗이 보내준 시집. 뭐하며 사나 했더니 귤 농사에서 다시 부업(?)을 한다. 아니 이게 생업일까. 암튼 시는 잘 모르기도 하고 사람은 아는 관계로 ‘평’은 생략한다. 무엇보다 책이 너무 이쁘다. 처음 들어본 ‘1인 가내수공업 출판’ 제 손으로 하는 일들은 모두 숭고하다. 책의 실물을 보게 된다면 내용은 평가하지 않으리라, 누구든. 관심 있는 분은 페이스북에서 ‘글상걸상’을 검색하시길!

[별점] ★★★★★

 

[다시 함께 읽기] 프리모 레비|이것이 인간인가 &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鑑賞․感賞] 레비의 시작과 마지막 작품을 나란히 두고 읽는 일. 그의 인생을 鑑賞하는 일이었고, 그의 정신에 대해 感賞하는 일이다. 같이 읽던 이가 “그는 왜 죽었을까”라고 자꾸 물었다. 내게 하는 질문이 아니라 자문에 가까웠다. 그 사람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나도 그런 의문이 내내 따라 붙었더랬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가 ‘결국’ 죽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결국은 가야할 길을 간 것이기도 하고, 결국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도 생각한다. 그 사이를 오락가락한다.

[레비의 저작에 대한 내 맘대로 순위] 이건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김태희가 예뻐, 송혜교가 예뻐”를 묻는 것과 거의 같다. 너무 고민된다는 것! 물을 때마다 답이 달라질 거라는 것!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1위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2위 살아남은 자의 아픔/ 지금이 아니면 언제?

3위 주기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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