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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讀(5)-冊人冊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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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oosk 작성일16-06-15 21:19 조회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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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천|논어, 학자들의 수다: 사람을 읽다|더퀘스트|2016

[몇줄평] 고전 중의 고전 논어를 공자의 관점이 아니라 그의 제자 12명을 중심으로 해석한 책이다. 고전읽기는 주석(註釋)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해석(解釋)에 있음을 보여주는 시도. 논어에 등장하는 공자의 제자들이 내게로 와서 다시 배치(配置)되었다. 수제자와 애제자로 널리 알려진 안회는 여전히 안쓰럽고 자공은 부럽다. 자로처럼 살아도 좋을 것 같고, 자하의 길이냐 자장의 길이냐를 고민하게도 된다. 다시, 안회의 삶은 애달프다. 자구(字句)가 아닌 사람으로 읽으니 예전에 읽었던 자구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읽고 싶은 고전들이 많아진다는 장점을 가진 책.

[별점] ★★★★★

 

프리모 레비|주기율표|이현경(역)|돌베개|2007

[두줄평] 레비의 글은 여전히 압권이지만 화학자로서의 그의 매력이 돋보인다. 그의 정확한 글은 화학자였기에 가능했을까. 화학시간에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만드는 책. 생존자이자 증언자의 작은 역사, 군더더기 없는 아름다움의 추구가 그의 창작의 비밀이었을까.

[匕紋] “꼭 들어맞는 바로 그 말, 그러니까 적합하고 짧고 힘 있는 언어를 찾으려 애쓰고 그것을 발견하거나 창조해내고 최대한 정확하게, 최소한 거추장스럽지 않게 묘사하는 일은 흥분되었다. 역설적이게도 가혹했던 기억의 짐이 재산이 되었고 씨앗이 되었다. 글을 쓰면서 그것이 식물처럼 자라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226).”

“모든 글쓰기, 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든 작품이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적이고 상징적인 의미가 아니라면, 그렇다고 자서전도 아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작은 역사다(그렇게 되길 바란다). 어떤 직업과 그 직업에서의 실패와 성공, 불행의 역사며 자신이 평생 하던 일을 곧 끝내야 한다고 느낄 때, 기술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때, 누구든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그런 역사다(325~6).”

“균형이 맞고 단순한 건축들이 더욱 튼튼하듯 화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실 대성상의 돔이나 다리의 아치들에서 일어나는 일이 분자들에서도 일어난다. 너무 동떨어지지도 형이상학적이도 않은 설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은 ‘매력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 아름다움이 장식, 덧붙이기, 요란한 치장과 동일시되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그건 일탈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시대에나 인정받을 수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곧게 선 돌, 선체, 도끼날과 비행기 날개의 아름다움이다(260).”

[별점] ★★★★★

 

김종엽 외|세월호 이후의 사회과학|그린비|2016

[두줄평] 세월호 이후 14인의 인문사회과학자들의 논문을 엮은 책. 논문집 치고는 통일감이 훌륭하다. 내가 엮은/읽은 주제는 ‘부인의 프레임’, ‘신자유주의적 통치성’, ‘애도와 기억의 정치’이다.

[표지] 은근히 괜찮다. 수익금은 ‘인권재단사람’에 전액 기부된다니 그 또한 좋은 일이다.

[별점] ★★★★★

 

자오팅양․레지 드브레|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송인재(역)|메디치|2016

[몇줄평] 이 책은 중국과 프랑스의 두 학자가 2011년 한 회의에서 만난 이후 각자의 근거지로 돌아가 주고받은 메일 서신을 엮은 책이다. 서신은 6번(12편) 둘 사이를 오간다. 서로에 대한 탐색으로 시작되는 첫 편지부터, 세 번째 서신부터 토론 상대에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로 대화가 깊어지다 아쉬운 헤어짐으로 마무리된다. 헤어짐이 여운과 아쉬움을 남길 수 있는 건 축복일 터이다. 그들이 다루는 주제와 내용은 다양하다. 우리가 상실한 것, 인간 본성과 민주주의, 파키오facio와 관계이성, 상실의 시대에 할 일 등등. 쿠바혁명에 참여했지만 그로 인해 68혁명은 보지 못했던 프랑스인과 어린 시절 문화대혁명을 겪었던 중국인 사이와 차이는 그들의 나이만큼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드브레의 시선이 호감이 갔다. 서신은 이미 사라졌다. 이제 손편지는 일 년에 한 번도 쓰지 않는다. 펜팔을 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말이다. 메일 친구라도 있으면 좋을까. 글쎄, 편지로 오가던 설렘과 기다림은 같지 않을 것이다. 사라진 것은 이제 어쩔 수 없나. 없다. (이 책은 숙제로 급하게 읽었다. 알라딘에 서평을 올리면서는 별점을 후하게 줬다. 나는 여느 사람들에 비해 책에 대해 까다롭진 않지만 취향은 있는 편인가 보다.)

[별점] ★★★☆☆

 

김언호 글사진|세계서점기행|한길사|2016

[이상한 평] 이 책은 ‘산’ 사람과 사지 ‘못한’ 사람으로 나뉠 책이다. 정가 80,000원. 올 칼라에 가장 큰 판형의 책이지 싶다. 정말 무겁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의 숲으로”라는 목적으로 세계의 서점들을 기행해서 엮은 책이다. 사진이 대부분이고 글은 그리 많지 않으며 폰트가 엄청 크다. 사진과의 배치 때문이겠으나, 책의 숲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분명 아까울 터. 서점에 가서도 이 책을 열어 볼 수 없다, 비닐포장이 되어있다. (내용이 궁금한 분께 빌려드릴 용의가 있다.) 40년 책을 만들어온 김언호의 내력을 떠올리면 그가 세계의 서점을 어떻게 여행했을지도 짐작할 만하다. 당신이 비교적 쉽게 가볼 수 있는 서점은 내게도 추억의 장소인 <영광도서>와 <보수동책방골목>이다. 언젠가 나는 영국의 유니온 도서관이나 친애하는 저자들의 묘지를 여행해볼 수 있을까. 묘지기행, 누가 하기 전에 내가 먼저 하고 싶다. 아, 기획은 같다 해도 친애하는 저자가 다를 것이므로 상관없겠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려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별점] ★★★★★

 

한강|채식주의자|창비|2016 23쇄

[몇줄평] 10여 년 전 한 계간지에서 ‘채식주의자’를 읽었더랬다. 그리고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 후보로 이 소설이 거론되었다. 소설 내용도 가물가물한 판국인데, 누군가 영어판 채식주의자를 내민다(헉;;). 어라, 그런데 분량이 꽤 된다. ‘몽고반점’, ‘나무 불꽃’이 붙어있다. 연작소설이란다. 어쩔 수 없이 구매했다. (영어가 잘 안 읽혀서!) 수상하기 전에 23쇄이니 수상 후엔 더 팔렸을 것이다. (그건 부럽다!) 흥미롭게 술술 읽히지만 내 취향은 아니다. 난 공포영화를 ‘거의’ 보지 않는다. 이 소설은 공포다, 내겐. (공포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과 비슷하다.) 아울러 포르노와 에로틱의 경계는 어디일까 싶기도 했다. 세 편이 잘 짜인 한 편의 이야기가 되는 건 작가의 재능 같다. 어쩌면 포르노와 에로틱을 생각나게 한 것도 재능일지 모르겠다.

[별점] ★★★☆☆

 

애니 레너드|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물건이야기|김영사|2011

[몇줄평] 우리 주변에 널린 물건의 인생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추출-생산-유통-소비-폐기의 단계로 나누어 물건들의 내력을 살핀다. 환경과 자원, 노동과 소비를 둘러싼 경제의 요모조모를 고민하게 되지만 환경문제에 방점이 있다. 읽는 내내 나는 환경보다는 노동에 대한 고민을 했다. 환경에 관련된 책들은 어떤 내용이든 죄책감을 건드리는 것 같다. 저자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죄책감 없이 선택과 실천이 될 수 있으려면 환경교육은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은 중고등학생에게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지구에게 지속가능성이 있을 것이며 그를 위한 실천들이 가능할 것!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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