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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讀(4)-冊人冊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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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oosk 작성일16-05-30 21:01 조회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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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테루|환상의 빛幻の光|송태욱(역)|바다출판사|2015초판3쇄

[몇줄평] 누군가의 자살이나 죽음 같은 상실 이후의 이야기이다. 상실 이후 기억과 감상에 관한 소설집이다. 표제작 ‘환상의 빛’은 이유 없이 좋고, ‘밤 벚꽃’은 영화 <4월 이야기>만큼 아름답다. ‘박쥐’는 무섭고, ‘침대차’는 슬프다. 인생이 그런 것들로 이루어졌을지 모르겠다. ‘유미코’는 남편의 자살 이유를 끝내 알아내지 못하지만 자기 나름으로 이해한다. ‘아야코’는 20년 전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고 홀로 키우던 아들마저 1년 전에 사고로 잃었다. 그런 봄 자신의 집마당을 신행으로 삼은 가난한 신혼부부를 맞고서야 밤 벚꽃에 몸을 담그고 “지금이라면 어떤 여자로도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떤 여자로도 될 수 있는 방법을, 오늘이 마지막인 꽃 안에서 일순 본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림처럼 아야코의 마당이 그려진다. 불륜에 빠진 ‘고스케’는 상대 여자를 만나러 가는 길에 우연히 고교시절 친구의 죽음을 전해 듣는다. 그 친구에 대한 상념 때문에 박쥐들이 어지러이 날던 장면을 떠올린다. “둔하고 까만 눈을 가진, 새라고도 짐승이라고도 할 수 없는 생물의 추악한 춤이며, 땀과 허무로 처발라진 관능의 무수한 비말이며, 기괴한 표정에 조종되는 그 영혼들의 어쩔 수 없는 술렁거림이었다(134).” 고스케는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개발부에서 영업부로 자리를 옮긴 ‘나’는 밤기차를 타고 계약을 체결하러 간다. 대기업 영업부에서 실력을 발휘하던 ‘고타니’는 매사에 나와 상극관계를 형성한다. 이번에는 이겨야 한다. 침대칸의 맞은편에서 흐느끼는 정갈한 한 노인을 보면서 옛 친구의 할아버지를 떠올린다. 그 친구는 나와 놀다 죽을 뻔했고, 그래서 친구의 할아버지는 함께 놀지 못하게 한다. 부모를 잃은 친구에겐 의사 할아버지뿐이었다. 하지만 그 후 대학생이던 친구는 기차에서 뛰어내린다. 죽을 뻔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스스로 뛰어내린 것이다. 할아버지도 나도 이유를 모른다. 밤기차가 목적지에 도착할 무렵 고타니를 떠올린다. 나는 그마저 이해하게 된 것일까.

[별점] ★★★★★

 

광주트라우마센터 기획|고혜경|꿈에게 길을 묻다|나무연필|2016

[몇줄평]집단 꿈작업의 기록물이자 결과물이다. 부제가 ‘트라우마를 넘어선 인간 내면의 가능성을 찾아서’이다. 꿈은 에너지이고 우리 내면이 건네는 인사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내면, 그 고통을 만나고 어루만지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여럿이 하는 꿈투사 작업이다. 모든 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건 자신과의 관계이며, 제일 높은 도道 역시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것이란다. 새길 말이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꿈이 가진 에너지를 ‘약간이나마’ 체감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꿈을 꾸었다는 사실을 많이 기억했으므로.

[별점] ★★★★☆

 

김금희 외|제7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2016

[몇줄평] 등단 10년 이하의 작가들이 발표한 중단편소설 중 가장 뛰어난 작품 7편을 선정․시상한다. 작품 선고도 7명이 했고, 이후 심사도 7명이 했단다. 젊은 작가들을 널리 알리자는 의미로 출간 1년 간 보급가로 판매한다. 내가 이 책을 사는 이유다. 김금희의 ‘너무 한낮의 연애’ 일종의 으뜸인 것 같고, 기준영, 정용준, 장강명, 김솔, 최정화, 오한기 등이 선정되었다. 대부분 소설가의 이름도 생소하고 처음 읽어보는 작품들이다. 내가 선정한 으뜸은 정용준의 ‘선릉 산책’이고, 새로운 형태의 소설처럼 읽힌 것은 김솔의 ‘유럽식 독서법’이다.

[별점] ★★★★☆

 

자크 아탈리|언제나 당신이 옳다Devenir soi|김수진(역)|와이즈베리|2016

[몇줄평] 원제는 ‘자기 자신 되기(Devenir soi)’이고 부제는 ‘이미 지독한, 앞으로는 더 끔찍해질 세상을 대하는 방법’이다. 전 세계의 ‘소말리아화’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인데, 이 끔찍한 세상을 살아가는 최선의 방법으로 자기 자신 되기라는 발명을 통해 극복하자는 것이다. 저자의 유명세와 출판사의 광고에 혹해서 수업교재로 이용할까 해서 구매했다. 책의 아이디어와 제목, 목차와 구성은 ‘모두’ 마음에 든다. 하지만 내용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는 것을 전부 나열한 느낌이랄까, 이런 정도는 아니었는데 저자의 나이 탓인지 욕심 탓인지 퇴고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내용은 부실하다. 그럼에도 메시지는 뚜렷하고 생각해 볼 점은 꽤 있는 묘한 책이다. 그 괴리가 참으로 묘하다. 아, 아탈리가 주장하는 ‘체념하고 요구하는 자(resignesreclamants)’는 음미해볼만하다. 지레 체념한 채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지 않고, 동시에 속박 받는 것에 대해 대가를 요구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나는? “더 이상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라”는 것이 아탈리가 제시하는 자기 자신 되기의 절대 계명(誡命)이다.

[별점] ★★★☆☆

 

요시다 아키미|바닷마을 다이어리海街diary7-그날의 파란 하늘|조은아(역)|애니북스|2015

[두줄평] 끝난 게 아니었다. 보존하고 싶은 세계는 계속된다. 네 자매는 각자 사랑을 키워간다. 참 좋다.

[별점] ★★★★★

 

스리체어스편집부|바이오그래피매거진ISSUE8 안희정|스리체어스|2016

[두줄평] 안희정 말고는 아무것도 잘 보이지 않는다. 부제 ‘다시 민주주의’도 출판사도 보이지 않는다. 대신 안희정이란 인물만은 꽤 매력적으로 ‘다시’ 보인다.

[별점] ★★★★☆

 

리처드 세넷|불평등사회의 인간존중|유강은(역)|문예출판사|2008 1판2쇄

[두줄평] 세넷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미국사회의 구조와 복지, 불평등과 의례, 인성character과 존중, 노동과 모욕 들을 주제로 풀어낸다. 미시와 거시의 조화, 일상의 행위와 구조의 통합을 보여준다. 세넷이 사회학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획득했다면 분명 이 책이 기여한 바도 있을 터이다. 내가 읽은 세넷의 저작 중 탑으로 등극한 책.

[별점] ★★★★★

 

스티븐 J. 맥나미 외|능력주의는 허구다The meritocracy myth|김현정(역)|사이|2015

[두줄평] 학생들과 함께 읽은 책이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런 류의 책으로 인해 설득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런 류의 책은 서글픈 책이다. 물론 내 말도 설득력은 없다. 경쟁과 차별이 승리하는 걸까.

[별점] ★★★☆☆

 

[다시 읽기] 앨리스 밀러|폭력의 기억,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Die revolte des körpers|신흥민(역)|양철북|20091판3쇄

[두줄평] 몇 해 전 읽었었다. 그때는 분명 별로였다. <학교폭력의 예방과 실제>라는 과목에 사용하기 위해서 다시 읽었다. 꽤 유의미했다. 다시 유의미해진 이유가 유용성 때문일까? 어린 시절의 폭력은, 간접보호자도 없이 당한 폭력은 몸에 새겨진다. 무엇보다 몸의 신호에 예민해야 하며, 그 신호를 인정해야 한다. 그 신호가 진실과 대면할 권리가 된다. 아울러 용서가 먼저가 아니다 인식과 인정이 먼저다. 용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匕紋] “용서하면 미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용서는 미움을 은폐하는 데만, 그리하여 (무의식 속에서) 그것을 심화하는 데만 도움을 줄 뿐이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가 더 너그러워진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사실은 정반대이다(127쪽).”

“성인이 되는 길은 자기가 받은 잔인한 대우를 용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진실을 인식하고 매 맞던 아이에 대한 동정심을 키우는 데 있다(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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